여행

대구 센과치히로? 팔공산 "백년찻집" 커피 없는 카페.

달봉선생 2022. 12.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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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바라만 보고 가봐야지 했던 곳이 있다.

밤이되면 마치 도깨비 소굴처럼 그곳만 아른 아른 거리는 아련한 등불들이 입구까지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혼을 쏙 빼듯 하나 둘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신비한 곳.


백년찻집


이름부터 어쩐지 내공이 있어보이는 곳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생각난 김에 한번 가보기로했다.


팔공산 백년찻집

이곳은 팔공산에 위치하고 있는 백년찻집이다.

입구부터 범상치않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 있는지 차가 오밀조밀 많이도 주차되어있었다.


팔공산 백년찻집

입구옆에는 관광지나 사찰같은 곳에 있을만한 안내문? 같은 것이 있었다.

관광지가 아니지만 마치 관광지를 연상케하는 그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현판이라고 생각한다.

굿 아이디어!!

 

팔공산 백년찻집

입구에 들어서니 기존의 카페들이랑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높은 처마끝이 더욱 웅장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날이 추워 오랜시간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팔공산 백년찻집

백년찻집 입구에서 바라본 하늘이다.

어쩐지 느낌이 좋아서.

어쩐지 날이 좋아서.

어쩐지 하늘이 좋아서.

찍고 싶었다.

ㅋㅋㅋ

사진은 만족스럽게 나온거같다.


팔공산 백년찻집

대문 안쪽에 들어오면 바로 왼쪽에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면 차를 마시는 곳이 있는듯 해보였다.

건물이 뭔가 복잡한데 밑에 있는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했지만...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봐서 아마도?

지금은 이용을 하지않는 듯하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계절이 오면 차를 마시는 곳으로 이용하는 곳일까?


팔공산 백년찻집

백년찻집으로 가는 돌계단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한컷 담아보았다.

겨울이라 생기가 없어 보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긴했지만...

오밀조밀하게 꽉차있어 어느 조선시대 대감집에 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팔공산 백년찻집

멀리서 바라볼때 많은 등불인줄 알았던 것들이 가까이서보니 요런 느낌이었다.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흔들리지않는 등불의 현대화...

하늘이 참 맑다.


팔공산 백년찻집

입구에 들어서자 맞이해주는 엄청난 분위기의 촛농이 만들어낸 어쩐지 요상한 느낌이 드는 촛대.

밤이 되면 매일 초에 불을 밝히는 것일까?

물어보지는 못했다.


팔공산 백년찻집

아기자기한 도기로 만든 찻잔들도 있었다.


팔공산 백년찻집

사방으로...

자세히보면 딱지로 가격이 붙어있다.

살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팔공산 백년찻집

팔공산 백년찻집의 주문은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받아가시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테이블을 보면 메뉴판이 떡하니 들어있다.

생각보다 가격은 보통 카페정도인듯?하다.

분위기가 너무 압도적이라 비쌀줄알았는데 진짜...다행이었다.

처음에 나는 어디를 방문하더라도 시그니처메뉴를 선택하는 편이라 백년찻집의 시그니처 메뉴 백년차를 선택하였다.

같이간 짝지는 석류차를 주문했다.


팔공산 백년찻집

손님이 많은 시간에 찾아갔는지 주문한 차가 나오는데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듯 했다.

그렇게 차를 기다리며 도란도란 이야기도하고 두리번 거리면서 인테리어도 구경했다.

가게의 높은 천장에는 느낌있는 등불들이 달려있었는데...

밤에 와도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즈넉한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


팔공산 백년찻집

백년찻집의 차가 만들어지는 곳의 바로 위에는 저렇게 수많은 찻잔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저게 얼마나 무거울까..?

혹시 떨어지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찰나에 우리들이 주문한 차를 가지고 아주머니 한분이 살포시 걸어오셨다.

"주문하신 차나왔습니다."

"석류차 어느분이시죠?"

상냥한 말투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저쪽입니다."

백년찻집 석류차


"백년차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년찻집 백년차

백년찻집의 백년차는 어쩐지 무게감이 있어보이는 투박한 찻잔에 담겨나왔다.

호로록... ...!!!!!!!!

윽!!!!!

이런...쓰다.

하마터면 "이모 계란 노른자 하나 띄워주소"라고 할뻔했다.

아주 진한 쌍화탕 같은 차였다.

어쩐지 건강해 질것같은 맛이었지만...

어쩐지 젊은 사람보다 어르신이 많았던 이유는 이런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류차는 먹어보지 않았다.


백년찻집 백년차

 

백년차 바닥이 보인다

차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게 되도록 설계되어있었다.

뜨거워서 천천히 마시게 되고 식으니 써서 천천히 마시게 되었다.

진정 다도의 매력이란 이런것인가?


 

팔공산 백년찻집

백년찻집에서 예전에는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었던 것일까?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저런 상패?도 걸려있었다.

이상하게도 오랜시간 앉아서 편안하게 수다를 떨지는 못했지만 인생의 쓴 맛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백년차...

확실히 건강한 맛이었다.

다음에는 용기있게 노른자 하나 띄워달라고 농담한마디 던져봐야겠다.

끝.

-눈높이 뉴스.

나오는 길에 마주친 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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